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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데이터/세상과의 소통

이상론적 관점 여성징병제에 대한 여론

여성징병제에 대한 여론



흔히 한국의 여성징병제 반대론자들은 

여성징병에 대해 남성들의 의견 대립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들의 의견 분열도 만만치 않다. 

2005년 7월 1일자 중앙일보가 조사하고

2005년 9월 3일 프레시안에서 전홍기혜 기자가 쓴

기사 '한국남성 80%가 '여성징병' 반대하는 진짜 이유'에서 


인용한 자료에 의하면 여성징병제 찬반 비율에서 한국 남성의 약 25%가 찬성하고, 

75%가 반대하는 반면에, 한국 여성은 약 55%가 찬성하고, 4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 자료는 보수언론인 중앙일보 것임에도 

진보측에서 사실에 대한 논란 없이 인용한 것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이 결과에 대해 진보 언론과 페미니즘에서는 

여자와 차별되는 남성성을 나타내기 원하는

한국 남성들이 여성징병제를 반대한다고 보고 있다. 

기사에서는 여성징병제를 반대하는 남성들의 "여성들이 못 하는 것을 한다"는 

남성 우월적 시각과 "같은 참호에 있는 여성은 남성의 자아를 짓밟는다"고 생각하는

열등감을 비판하고 있다.




참고로 이 기사는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대한민국은 군대다>>의 서평이며,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전반적으로 군필 남성들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다.


군 가산점 논쟁을 비롯해 군대를 매개로 한 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늘상 나오는 반박은 "억울하면 여자도 군대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여성징병에 대해 찬성하는 남성은 24.9%에 불과하다. 여성은 56%가 여성징병에 찬성했다(중앙일보 2005년 7월 1일자 여론조사). 권 교수는 "여성들이 못 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남성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고, 여자와 다를 뿐만 아니라 여 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자로서의 정체성은 군대적 남성성에서 핵심 을 이룬다"고 남성들의 여성징병 찬성 비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남성들은 자기와 함께 전방의 참호에 있는 여성이 아닌, 저 후 방의 어딘가에 있을 여성들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같은 참호에 있는 여성은 남성의 자아를 짓밟는다."(이옥순, <여성 적인 동양이 남성적인 서양을 만났을 때>, 푸른역사)


물론 기사처럼 여성징병제에 반대하는 남성들 모두가 여성들이 자기들과 같이 복무하는 것을 자신의 자아를 짓밟는다고 생각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여성들이 못하는 것을 한다는 남성의 우월감이 무너지기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징병제를 반대한다는 추론은 충분히 보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성징병제 찬성론자와 마찬가지로, 여성징병제 반대론자들도 각자 다른 다양한 이유를 들어서 여성징병제에 반대한다. 그러나 위의 관점으로 반대하는 남성들이 꽤 존재할 것이라는 것도 가능성이 있는 추론이므로 일부 여성계와 진보계에서 저런 분석을 한 것을 두고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여성의 56%가 여성징병제에 찬성하는데 반해, 남성의 75%가 그에 반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여성들의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한국 남성들이 따라가지 못 한다고도 볼 수도 있다. 물론 이 부분 역시 비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대로 여성징병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척 다양한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위 추론은 가능성 측면으로 접근해야한다. 예컨대 여성징병제를 반대하는 논리로 여성들이 직접 군에 입대하여 시간을 소비하기보다 경제활동을 통해 국가의 전체 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남성과 여성이 제대로 상부상조하는 길이라는 점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2000년 군가산점 폐지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남녀 모두 80%가 넘는 비율로 군복무가 삶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즉 남성들은 군복무에 대한 보상 등의 미진으로 피해의식이 높지만 군 복무가 살아가는데는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더 많았고, 여성 역시 남성과 똑같은 82%가 '군대 생활이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물론 군대에 가는 것은 전반적으로 희생과 손해가 훨씬 더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얻는 것들도 있으며 삶에서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국가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한 것은 숭고한 것이며, 그런 의식을 남녀 모두가 공유하는 것도 충분한 의의가 있다. 이처럼 여성징병제를 찬성하는 사람들 역시 반대자들처럼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대자를 한 면으로 몰아가는 것이 안 되는 것처럼 찬성자들을 역시 단순화해서 몰아가서도 안 될 것이다.